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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 Ame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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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 Amen

EAST-TIGER 2020. 12. 29. 08:00


독일에 와서 더 잘 알게 되었다.

"하늘이 넓다"는 것.

전봇대들과 고층 건물들로 가리어진 서울의 하늘을 보다가,

동네 가장 큰 나무의 가지들 끝에서,

앞집 지붕 바로 위에서 시작되는 하늘을 볼 때면,

그 넓이와 깊이에 온 세상이 덮여있는 듯 자못 웅장하다.

 

시간과 날씨, 계절에 민감한 하늘을 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누군가와 하루 종일 하늘만 보고 있어도 좋겠다."

집을 짓거나 구입한다면 꼭 하늘 쪽으로 창문을 낼 것이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가로등 불빛만 보이던 집 근처 골목에서,

나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았다.

별들이 저마다 자리를 지키며 정돈되어 있었고,

달은 눈동자처럼 나를 내려다보는 듯했다.

그런 밤하늘이 성스러워 간절한 마음에서 비롯된 기도를 했다.

나의 꿈과 욕망,
나의 절망과 희망,
나의 행복과 불행,
나의 과거와 미래,
나의 고통과 평안,
나의 외로움과 그리움,
나의 괴로움과 기다림.
...

"아멘"으로 기도를 마칠 때,

비워진 마음을 채운 것은 신의 위로와 사랑.

 

달과 별들을 헤아리며 멍하게 서있던 밤들 속에서,

나는 셀 수 없는 참회를 하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런 밤들이 나도 모르게 나를 변하게 했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게 된 나의 지난날들.

다가올 날들은 나의 기도에 대한 신의 응답이다.

오늘도 기도한다.

"나의 어둠 속에 빛 되도록,
날이 가기 전에.
별이 지기 전에."

 

생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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