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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2년 폴란드전 느낌이 들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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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2002년 폴란드전 느낌이 들었다.

EAST-TIGER 2010. 6. 13. 07:00


 멋진 승리였다. 한국은 그리스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득점으로 이를 증명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한국축구가 많이 발전되었다.’ 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대표적인 예로 빠른 공수전환과 후방·중앙에서의 유기적인 패스연결은 느린 그리스 선수들을 제압하기 충분했고 마치 2002년을 연상하게 할 만큼의 조직력이었다. 한국의 주 공격패턴은 양 측면이었는데 느린 그리스 선수들에게 주효했고 이점이 그리스전 승리의 요인이라 생각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인 선수로는 공격에서는 박주영, 미드필더에서는 박지성과 김정우, 수비에서는 조용형과 이영표, 차두리, 골키퍼 정성룡을 꼽을 수 있다. 공격수 박주영은 비록 득점을 하지 못했지만 타겟맨으로 포스트 플레이와 빠른 공간침투 등 성실한 움직임으로 경기 내내 그리스 수비수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박지성에 집중된 수비수들을 분산시켜 미드필더에서 이루어지는 공격을 활발하게 이끌었다. 조금 우려되는 것은 그의 득점침묵이 조금 길다는 느낌인데 다음 경기에서는 꼭 득점해주었으면 한다. 


  미드필더의 박지성과 김정우는 중앙을 장악하며 그리스로 하여금 롱패스에 의한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하게 만들었다. 김정우는 빠른 공수전환과 좋은 시야로 공격의 날카로움을 더했고, 박지성의 득점은 그의 성실한 플레이에서 나온 득점이었으며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그의 득점으로 사실상 그리스전의 완승을 예상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는 센터백의 조용형이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가 대표팀 초반에 보여주었던 플레이와는 사뭇 다른 절제되면서도 터프한 플레이와 위치선정을 보여줬는데 나름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조금 침착한 볼 처리와 예측수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경험 많은 이영표는 수비진을 조율하며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위협적인 움직임을 많이 보였고 경기 내내 이영표와 더불어 차두리는 그리스에게 곤혹스러운 존재였다. 끝으로 골키퍼의 정성룡을 출전시킨 허정무 감독의 판단은 대성공이었다. 그는 상당히 침착했고 위치선정과 볼터치 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정성룡이 이번 그리스전의 MVP라 생각한다. 


  한편, 유로2004의 우승팀 그리스의 경기력은 정말 아쉬웠다. 자고라스키, 델라스 등 우승의 주역들이 빠진 상황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고, 공격패턴은 정확도 낮은 롱패스와 크로스에 의한 포스트 플레이를 했기에 한국수비수들이 막기 용이했다. 무엇보다 공수전환이 너무 느렸다. 그 이유는 세대교체 실패와 얇은 선수층이라 생각되며, 이점은 명장 레하겔 감독도 극복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과감한 중거리 슛도 없고 단조로운 공격패턴과 느린 공수전환이 돋보인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그리스는 자칫 조별예선에서 3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


  그리스전을 보면서 2002년 폴란드전 느낌이 들었다. 스코어도 같고 경기력도 비슷했다. 경기 중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몇 개있었는데, 그리스뿐만 아니라 한국도 덕을 봤다고 본다(꽤 터프한 경기였는데 옐로우 카드가 1장만 나왔다). 무엇보다 부상선수가 없었고 경고누적도 없었으니 득이 많은 경기였다. 그러나 장신선수들 많은 그리스에게 11개의 코너킥을 준 것은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주의해야하고, 의미 없는 후방 백패스와 몇몇 선수들의 좁은 시야는 다음 경기에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또한 선수들이 교체가 될 때까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면 좋겠고, 후반에 빠른 선수교체가 이루어졌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이동국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출전하지 않아 아쉽다. 나는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 무엇인가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경기는 아르헨티나전인데, 한국이 16강에 나가기위해서는 최소한 1승 2무, 최대 2승 1무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전은 최대 이긴다는 전제하에 최소 무승부를 유도하는 경기력을 보인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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