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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日記/Hello- Yesterday

나의 삶에 "먼지"가 끼는 일이 없이

EAST-TIGER 2018. 2. 27. 07:24

밖은 영하의 날씨지만 햇빛은 찬란하고 저녁 노을은 진하다. 

겨울 바람은 마지막으로 그 힘을 다하는 것 같다. 

책을 읽는 것은 더디고 글을 쓰는 것은 힘겹다. 

그래도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생각은 정리되고 글도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 

나는 공부에 있어서 천재형도 아니고 노력형도 아니다. 

그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음력 설날에 강 집사님으로부터 김 안수집사님의 부고를 들었다. 

한국 방문 중에 뵈었는데 예전의 강건했던 모습은 전혀 없었다. 

치료를 받느라 쇠약해진 모습과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듯한 눈빛과 행동,

그리고 힘이 없는 말소리가 나를 침묵하게 했다. 

나이 든 사람들이 겪는 몸의 변화들은,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묵직하게 다가온다. 

Freude 부부도 점점 귀가 멀어지고 있다. 

화장실에 꺾어 두었던 하얀 국화도 

시간이 지나니 줄기 밑부터 시들어진다. 

결국 버려지고 치워지고 죽어지는 것들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곳에서,

그리고 그 "하나"와의 연합을 원한다. 


독일 관념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관념론이 재미있는 것은 그럴듯 한 이야기들을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게 하는 데에 있다.

이 엄청난 "개소리"들에 서로 영향을 받고 서로 비판하는 꼴은,

관념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없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개소리"들이 그럴듯 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관념론자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적어도 평생 타는 목마름으로 인간과 신 그리고 세계에 대해 깊은 통찰을 하며,

각자가 깨달은 "진리"들을 글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청나고 위대한 "구라"이고,

이 "구라"는 예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시간의 흐름 속에 있을 것이다.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을 갖더라도 외로움에 질 때가 많고, 

외로움에 익숙해지더라도 나를 잊어버리진 않는다.  

한국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달리 유학 후 느꼈던 외로움은 분명 몇 차원은 높았다. 

그것은 누가 내 옆에 있고 없고의 문제 정도가 아니었고 "나"에 대한 직면이었다.  

그리고 그 차원의 단계를 올라갈수록 새롭게 나타나고 달려드는 감정들과 희미한 결론들로 인하여 

나는 지치고 괴로워했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감정의 본질과 그것들의 의미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가능한 능력 내에서 내 감정들을 조절할 수 있으면,

나의 하루와 삶은 그렇게 허무하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 파괴 당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사랑하는 그대들에게 말하고 싶다. 

"자신을 스스로 직면하세요."  


밤에 별을 보는 재미는 여전하다. 

음악들도 여전히 나를 즐겁게 그리고 슬프게 한다. 

오랜만에 책상 정리를 하고 하얀 천을 책상 위에 깔았다. 

빌려준 책이 그의 게으름과 거짓 약속을 거쳐 드디어 내게 도착할 예정이다.     

나에게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와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것들을 늘 정리하고 제거한다. 

나의 삶에 "먼지"가 끼는 일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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