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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나도 그 마법의 거울로 뛰어들고 싶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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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나도 그 마법의 거울로 뛰어들고 싶다

EAST-TIGER 2010. 12. 31. 23:22


12월 24일,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될 줄 알았는데 다행이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었다.

원래는<아바타>를 보려고 했었으나 자리가 없었고, 

후순위인<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을 구로CGV 8관에서 밤 9시 55분에 보았다.

히스 레저(Heath Ledger)의 유작으로 알려진 영화지만 출연배우만 보더라도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좌석은 만원이었고, 저마다 행복한 모습들이었다.



"누구나 꿈을 꿉니다. 하지만 그 꿈은 돈으로 살 수 없죠. 그러니까 무료입니다."


수 천년 전에 악마와의 거래로 영원한 생명을 얻은 파르나너스. 

그러나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면 16번째 생일날 악마에게 바쳐야 한다.

외동 딸로 파르나너스의 사랑을 받고 자란 발렌티나는 

그 사실을 모른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딸의 16번째 생일날이 다가오자 다시 나타난 악마.

파르나너스는 악마에게 다시 내기를 제안하고 

5명의 영혼을 먼저 빼앗는자가 딸을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죽기 직전에 발렌티나에게 목숨을 건진 자선단체의 사기꾼 토니가 도움을 자청한다.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듯 보였지만 

토니와 악마, 파르나너스의 서로 다른 생각 속에서 상황은 점점 급박하게 돌아간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심지어 죽음이라도." 


이번 영화를 끝으로 더이상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히스 레저. 

그의 연기는 역시나 그를 계속 그리워 할만큼 훌륭했다.

아마 헐리우드 배우들 중 어떤 배역을 맡아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유니크한 배우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그가 영화 처음과 끝을 전부 연기하지 못했지만 그의 좋은 친구들이 그를 대신했다. 


<12몽키즈>와<업>에서 찰스 먼츠역의 목소리를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플러머(Christopher Plummer)는,

고령의 나이에도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이미 차기작들이 즐비할 정도로 연기열정이 대단하다. 


조니 뎁(Johnny Depp), 주드 로(Jude Law), 콜린 파렐(Colin Farrell)는 상상 속의 토니 역을 각각 맡았으며,

그들만의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능청스러움을 보여주었으나 짧은 출연시간에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들은 진정 히스 레저의 친구들이었고 멋진 우정을 보여주었다. 


<12몽키즈>의 테리 길리암(Terry Gilliam)은 이번에도 충격적인 상상력과 영상미로 나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 영화를 보고 네티즌 평가를 보니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그건 테리 길리암을 몰라서이다.

일반 사람들이 테리 길리암 영화들의 스타일을 모른다면, 

그들에게 이 영화는 난이도가 좀 높은 영화이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보고 싶다면, 

미리 테리 길리암의 영화들을 1~2편 정도 보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나는 사람들이 상상한 것에 대한 기회를 줄 뿐이야.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해야지." 


사람들은 저마다 상상하고 바라는 꿈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상상과 꿈을 현실로 바꾸는 작업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 작업이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할 만큼 매력적이고 열정을 부르는 작업이다.

문제는 우리들의 상상과 꿈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자신의 현실과 상황에 따라 상상과 꿈을 끌어내려 

현실과 상황에 맞게 재단하려 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덧 상상과 꿈은 현실의 바다에 침몰하여 사라진다.



"넌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실수야."


자신의 상상과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긍정의 마인드는 절망 속에서 빛을 발하고, 끝없는 노력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들의 해답을 이미 알고 있지만, 나약함과 불안감에 망설인다.

쉽게 얻어질 상상과 꿈이었다면 처음부터 상상하지도 꿈꾸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상상과 꿈은 가치를 매길 수 없을만큼 비싸고 위대하지만 그만큼 치열하고 고통스럽다.


영화에서 상상극장의 마법의 거울을 통과하면 누구나 자신의 상상하고 꿈꿨던 세상이 펼쳐진다.

갑자기 나도 그 마법의 거울로 뛰어들고 싶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상상하고 꿈꾸던 일들이 펼쳐질까?

생각해보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상상이자 꿈이다.

당연한듯 슬프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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