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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EAST-TIGER 2014. 4. 5. 17:24

4월이다. 

어느덧 시간은 그렇게 되었고 독일에서의 첫 학기는 개강했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학기 교통권이 효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내가 4월 첫날에 했던 일은 새로운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이전에 Christian이 선물한 자전거는 다른 한국 사람에게 팔았고, 

그 돈과 함께 80유로 정도 더 지출하여 결국 중고로 괜찮은 자전거를 구입했다. 

완전히 구입하기 전까지 인터넷에서 발견한 판매자 4명의 자전거를 타보았고,

그 때문에 뮌스터 시내부터 외곽까지 버스로 오고 갔다. 


내가 선택한 자전거는 알루미늄 재질에 단단하고 세련된 자전거였다. 

주인은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경영학과 학생이었다.

Oldenburg출신이고 스마트한 느낌이 들었다. 

내 아이폰의 베터리가 방전되어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해,

그의 기숙사 방에서 일정 시간 충전을 했고 

그 사이에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 날 강렬한 햇빛 때문에 선글라스만 끼고 돌아다녔는데,

문제는 밤이 되어도 생소한 곳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도수가 있는 선글라스를 벗을 수가 없었다.

결국 캄캄한 밤에 선글라스를 끼고 걸친 가디건을 휘날리며,

자전거에 달린 전조등을 켜고 최대한의 속도로 도로를 달렸다.

완전 '배트맨'이었다. 


수요일에 만난 한국인 두 사람. 

그렇게 인상이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한 사람은 아직 나보다 어려서 뭐라 말할 수 없지만, 

한 사람은 이미 40세를 바라보고 있고 결혼하여 가정이 있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가 하는 말과 생각하고 있는 구상에 비해,

너무 패배의식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도대체 더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말면서 그 말 위에 

무엇인가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 것일까? 

또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생산적인 대화를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그냥 한국 사람을 2명이나 동시에 뮌스터에 본 하루였다. 


목요일에는 첫 세미나에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었는데, 

30명 정원에 지원한 학생은 10명이 안 되었다.

아주 이상적인 인원을 가진 세미나 수업이었지만,

나는 수업 시간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달리,

수업 내용을 아예 못 알아듣지는 않았지만, 

의견을 말하고 싶은데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없어서, 아무래도 망설였고 그렇게 첫 수업이 끝났다. 


다행히 그 수업에 있었던 한 독일 여자 학생이 나에게 친근하게 물었다. 

"혹시 지난번에 우리 Fachschaftsberat에 메일 보내지 않았어?"

메일 보낸지 오래됐지만 아직까지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내게 자기가 아는 한국 여자에게 

내 메일을 전달하여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이 나 말고 또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독일 여자는 수업이 끝난 후 내가 가지고 있던 학업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정말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명확하게 대답해주고 해결해주었다.

덕분에 오늘 있었던 첫 학기를 하는 학생들을 위한 상담 시간에 

나는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여유와 쉼을 가지려고 한다. 

생각보다 독일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현재 크게 압박을 느끼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압박이 있더라도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내 '생각'과 '의식'이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사하라'사막의 모래바람인지 

오늘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황사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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