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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고 넓은 곳으로 향했다

EAST-TIGER 2014. 2. 27. 10:38


Adios! Das Leben in Bochum und im Zimmer 207 


약 1년 2개월 동안 생활했던 이 방을 떠난다. 

대부분의 짐들은 지난 토요일에 Roxel에 있는 새로운 방으로 옮겼다. 

내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비 내리는 토요일에 나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은 

그동안 내가 자주 만나던 또는 친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리는 비는 내 마음과 같았다. 

다행히 시간이 갈수록 비는 개었다. 


내게 있어서 Bochum에서의 지난 1년은 무엇이었을까?

독일에 오기 전까지 해외에 있어 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처음 이 곳에서의 삶은 '두려움'과 '모험'이었다. 

그리고 어학 과정과 여러 가지 고민들로 

방 밖에 있는 시간보다 방 안에 있었던 시간이 많았다.

이국 땅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 반가웠지만,

도리어 시간이 갈수록 만나는 한국 사람들이 부담스러워졌다. 

오히려 외국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 

그들은 내 '친구', '형제' 그리고 '아버지'가 되었다.

정말 최근에 내게 있어서 힘든 고민들이었다.

Bochum에서의 삶은 나를 성장하게 했다. 

그리고 내가 독일에 온 이유가 '나'를 넘어서 

더 높고 넓은 곳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의 내 흔적들을 지우려고 노력했지만, 

다 지울 수가 없고 어떤 것들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예정된 약속과 일정이 있을 때마다 

다시 이 곳에 와야 한다. 

그 흔적들은 내게 아주 '행복한 흔적들'이다.


곧 있으면 전화벨이 울릴 것이고, 

나는 그와 함께 이 곳을 나갈 것이다. 

지금 이 기분과 느낌을 기억하고 싶다. 

뭔가.. 슬픈 긴장감이 든다. 

머리가 살짝 아파온다.

.

.

.


벌써 세번째 밤을 Roxel에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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