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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은 계속 된다

EAST-TIGER 2011. 12. 26. 09:54

분주했지만 불안정한 성탄절 기간이었다.

날씨는 너무나 추웠고 추운만큼 나는 떨었다.

성탄절에는 올 겨울 처음으로 내복을 입고 밖을 나갔고,

집에 오자마자 내복을 벗어 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 날에 눈이 엄청 내렸다.

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홀로 미리 준비한 우산을 들었고,

내 우산은 맨 몸으로 눈을 맞는 사람들 앞에서 매우 이질적인 물건이 되었다.

그래도 나는 우산을 들고 있었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다.

성탄절 기분은 전혀 나질 않았다.


크리스마스 이브는 교회에서 행사 기획으로 보냈고,

성탄절은 기획된 행사를 집행했을 뿐이다.

잠깐 성탄절 기분이 들었던 것은 행사의 사회자로서 잠깐 말했을 때였다.

그 외에는 그저 여느 주일과 같았다.


근래에 내 가면들이 너무 늘어났다.

자기 방어자, 개혁자, 기회주의자, 결사자, 명상가 등등..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수시로 바뀐다.

오직 이 블로그와 내 방만이 나의 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나게 한다.

누군가가 나를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것은 엄청난 용기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척 위험한 일이다.


갑자기 '그'가 생각났다.

그냥도 아니고 지금 아주 잘 살고 있는 '그'가 말이다.

잔인하게 냉정하게 돌아섰던 나였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후회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돌아올 수 없고,

나 역시 결코 다가갈 수 없다.


성탄절이 끝나는 밤에 나는 노래를 불렀다.

박정현의 '미아'가 버스에서 흘러나와 같이 불렀고,

버스에서 내려서는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불렀다.

너무 추웠다.

심지어 마음까지도.


정말.. 20대 마지막 크리스마스..

정말.. 이러기냐??


나는 더 인간이 되어 간다.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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