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내 스스로 한 일이야 본문
주말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나는 한 가지 일 말고는 다른 것을 할 수 없었다.
핸드폰은 책상 위의 책들 속에 파뭍혀 진동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일요일과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나는 필사적으로 깨어있었다.
그리고 월요일 새벽 5시에 마지막 화살을 쏘았다.
휴식도 없이 아침 6시에 대학원으로 갔다.
기온은 떨어져 있었고 바람은 강하게 불었다.
구름은 해를 가려 아직 새벽이었다.
세상은 옅은 보라빛 기운으로 감돌았다.
차 안에서 잠깐 잠이 들었다.
논문을 위해 보았던 책들을 들고 가려니 손이 아팠다.
점점 조여드는 손잡이는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간신히 도서관까지 가져와 반납하고 3권의 책을 새로 빌렸다.
수업 때까지 약 6시간 정도 남아서 잠잘 곳을 찾았다.
바람은 계속 강하게 불었다.
그는 혼자 사랑하고 혼자 이별한다.
스스로 기뻐하고 스스로 실망한다.
내게 무엇을 요구하는 듯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기적인 의도에서 나온 자기만족이다.
나는 분명 내 신념과 다른 예외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상황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아마 다시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차라리 아무 것도 몰랐던 시절이 더 나았을지도..
늦은 아침에 거의 다 쓴 치약에서 치약을 짜내는 것처럼,
지루한 시간에 거의 다 마신 음료수에서
한방울의 달콤함을 찾으려는 것처럼,
나는 지금 다 써버린 간절함 속에
마지막 찌꺼기를 찾아내 털어내는 중이다.
보통사람이 살기에는 버거운 세상이다.
지금 이 기분을.. 조승우도 같이 느꼈을까?
지난 한달간 나는 세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분주했다.
드디어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끝났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한 마리는 잡았으니,
남은 두 마리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날아가는 화살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나 그럴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엔
시간이 짧고,
시간을 탓하기엔
나는 너무 게으르다.
삶은 항상 토끼몰이다.
그래야 건강한 삶이다.
미안하군.
내 스스로 한 일이야.
부디 실망하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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