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있다. 본문
날씨가 추워졌다.
한국과 기온을 비교해도 더 춥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한국이 독일보다 더 추워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만큼은 독일이 더 춥다.
영하권 날씨가 3-4일 있었고,
이른 아침의 밖은 온통 하얗게 빛이 났다.
원래 내 방은 남향이라 따뜻하고 그 곳에서 내 옷차림은 여름이지만,
가끔 긴 옷을 입는다.
논문의 진행 속도는 더디다.
우선 독일 관념론에 대한 나의 이해에 걸맞는 글들이 나오지 않고 있고,
나오더라도 읽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글로 만들기는 무척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문득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면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자리에 앉아 그 기억을 글로 바꾼다.
11월에 이르렀다.
그래도 나는 이 일 외에 다른 일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우병우의 권력 남용이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들춰냈고,
연이어 박근혜의 비리와 관련 참모진들의 비리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렇게 강도 높은 뉴스가 매일 쏟아졌던 적이 있었던가..?
결국 지난 주말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약 100만명이 모였다고 한다.
내가 아는 친구들, 동생들, 형들, 교수님들까지 참여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하야'였고,
그 한가지 목표에 모였다.
나는 그것을 보며 Mavin Gaye의 "What's Going On?"이 귀에 들렸다.
이 시위의 여파가 대통령의 하야로 이어질 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번 주에 어떤 반응이든 청와대 쪽에서 나올 것이고,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검찰 조사의 강도에 따라 그 반응 역시 다를 것이다.
내게 강하게 다가오는 느낌은,
박근혜는 절대 스스로 하야를 결정할 인물은 아니다라는 느낌이다.
그녀는 이미 박정희 정권 말기 자신의 아버지를 향한 국민들의 격한 시위를 여러번 봤고,
어떻게 아버지가 대처했는 지도 보았다.
총탄에 죽을 지언 정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않았던 아버지처럼,
그녀 역시 그럴 것이다.
영국이 블랙시트를 결의했고,
미국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보호 무역의 시대가 다시 오는 것일까?
"일단은 우리나라부터 살고 보자"는 식의 국가주의는,
21세기에 다시 등장하여 그동안의 국제 연합과 협력을 위협하려 한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터라 이상할 것은 없지만,
이 국가주의는 항상 그 끝이 좋지 않았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지
직, 간접적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다.
거의 5-6년 만에 음악방송을 재개했다.
오픈채팅방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듣는 음악들을 듣고 싶어 했고,
가능하다면 나 역시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었다.
워낙 내 방의 무선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가장 신호가 강한 곳에 노트북을 두고 논문을 쓰면서 음악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자리가 특별한 곳은 아니고 그냥 내 책상 어딘가이며,
원래 나는 가장 신호가 강한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금요일 또는 토요일에는 멘트를 하며 개인의 이야기와 선곡한 곡들을 소개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적당한 운동과 사우나.
무리 없는 음악 활동.
이것 저것 필요한 음식을 그때그때 먹고,
아무때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국화의 개화를 보는 것.
그렇게 가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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