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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날을 새고 말았다

EAST-TIGER 2009. 11. 4. 04:00

결국 날을 새고 말았다.

새고 싶지 않았다.

아침을 보고 싶지 않았는데 아침을 보고 말았다.

해는 내 얼굴에 어둠을 걷어내려고 떠올랐지만,

나는 아직 어둠이다.

뭔가 발버둥을 쳤지만 다 소용없다.

내 심장은 아직도 뛰고 있고 기억은 아직도 남아 있다.

난 왜 새벽 내내 마른 침을 넘겨야 했고, 아침공기에 떨어야 했는가?

아무도 이런 내 마음을 아는 사람이 없다.

단 한 사람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치열했던 새벽을 이겨내고 맞이한 아침은 너무 잔인하다.

누군가가 내게 행복하라는 말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난 지금 행복과 거리가 멀다.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봤지만,

나는 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키보드 소리와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내 방에 고요하게 울린다.


나는 날을 새고 말았다.

그리고 아침을 맞이하였다.

이제 새벽이 아니라 하루를 상대해야 한다.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이 의문조차 나를 떨게 만든다.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미안하다.


오늘 서울에 첫눈이 온다고 한다.

겨울이 오고 있다.

그러나 나는 오래 전부터 추운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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