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世紀 Enlightener
가을이 지나간 자리는 늘 춥다 본문
아침에 서리가 내렸고 거리에 고여있던 물은 얼어 붙었다.
어제 치과를 가다가 작은 우박들이 내렸고
점점 바람도 매서워져서 두꺼운 옷을 무조건 입고 밖을 나가야 한다.
날씨에 어느 정도 적응한 상태라서 몸이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다.
근래에 김치가 떨어져서 김치를 계속 먹고 싶다고 기도했었다.
지나번에 최 권사님이 한 번 주셨지만 두 번의 김치찌개로 인하여,
이미 어느 정도 다 먹은 상황이었다.
어제 학원에서 돌아와 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최 전도사님이 전화를 걸었고,
전도사님은 내게 한국에서 김치를 보내주었는데 나누어 주고 싶다고 해서,
내게 김치 한 포기를 주셨다.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 졌고 너털하게 터져나오는 웃음으로 애써 참았다.
만나면 늘 나의 호기심으로 인하여 긴 대화가 이어진다.
나는 원래 주려고 했던 얼마 전에 분갈이 한 카랑코에를 드렸다.
철학 석사부터 공부하고 싶지만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러나 막상 학사부터 하자니 솔직히 귀찮고 두렵다.
마지막으로 신학 석사 또는 박사를 할 기회도 있지만 이것은 후순위에 있다.
나는 아직 내가 젊다고 생각하는데
예전과 달리 무엇을 할 때마다 나이를 먼저 생각한다.
정말 병신 육갑 떤다.
아무튼 계속 탐색 중이다.
근래에 한국어 사용 빈도가 무척 높아져서 독일어의 감이 떨어진다.
어제 밤 식당에서 우리 층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회의를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정말 걸맞지 않는 독일어를 지껄인 것 같다.
더구나 원래 "미친"놈의 습격에 흥분했더니 더욱 그랬다.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길래 나라도 그 "미친"놈을 막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에 둘이서 주먹과 발을 사용하지 않았지 거의 개싸움이었다.
얼마 전부터<응답하라 1994>를 1-10회까지 보고 다시 10-1회까지 거꾸로 보았다.
드라마를 뒤로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11회부터는 인터넷으로 한국에서 방영 후 곧바로 보고 있다.
국민학교 시절이었는데 왜 이렇게 공감이 되는 걸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나는 늘 내 "나이"를 내 "기억"을 사랑한다.
오늘 새벽부터 군대에서 보았던<연애시대>를 다시 보고 있다.
역시.. 또 새로운 면이 보인다.
가을이 지나간 자리는 늘 춥다.
아직 눈이 내리고 바깥에 나가기 싫은 칼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모든 것이 끝난 느낌이다.
마치 영업이 끝난 가게처럼, 늦은 밤 종착역에 도착한 지하철처럼.
가을에 온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역시 내키지 않나보다.
시간은 늘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오락가락하게 한다.
그래서 앞날을 무엇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게 또 지나간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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