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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 낙엽들이 모인 곳에, 기억들이 모여있구나. 한 잎 한 잎 밟을 때마다, 살랑바람이 부네. ...
뜨거운 여름이 일주일 전이었는데, 지금은 차가운 늦가을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이상기후는 여전하다. 옷장을 정리하다가 작년에 사서 입지 못한 코트가 눈에 들어왔다. "미안,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네." 두꺼운 이불을 꺼냈고 겨울용 슬리퍼를 신었다. 생강과 꿀을 넣고 마실 차를 끓였다. 겨울을 준비한다. 하루 동안 비는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한다. 햇빛이 들지 않은 주방에서 늘 먹는 음식을 만들고 식탁 앞에 앉아 조금씩 먹는다. 팟캐스트를 통해 세상에 무슨 일들이 있었고 있는지 듣는다. 식사를 하고 난 후 책상 앞에 앉는다. 엉덩이가 아프면 잠시 일어나 방 이쪽에서 저쪽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침대에 눕는다. 해가 지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다. 오늘의 뉴스를 듣고 설거지를 한 후 몸을 씻는..
봄과 여름이 뒤섞인 5월이다. 한낮의 뜨거움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해도, 이른 새벽에 잠깐 동안 내리는 소낙비 소리는 정겹다. 4월에 며칠 동안 급성 두드러기와 치은염에서 비롯된 치통으로 괴로웠다. 정 안수집사님의 도움으로 두드러기는 약으로 치료되었고, 오랜만에 Herr Grüter를 만나 치은염을 치료했다. 치아 스케일링도 받았다. "아프면 예약 없이 오세요." 과분한 "슈퍼 패스"를 받았다. 악기 연주를 하지 않은지 2년이 넘었다. 이제 누구한테 악기를 연주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다시 연주를 하면 이전보다 잘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손이 생각보다 더 빨랐다면, 이제는 생각이 손을 움직일 것이다. 음악은 매일 하고 있다. 서로 "있음"에서 비롯되는 고마움과, 비싸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감사한 행..
절정인 듯 아닌 듯 겨울과 코로나 사태는 한 접점에서 만나려는 듯 그 강도가 심해진다.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코로나 확산 속도도 빠르다. 1월에 예배 후 다니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백신 접종과 함께 이틀 내에 받았던 신속 코로나 테스트 결과를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음식들을 포장하여 교회에서 먹었다. 기온은 낮고 바람의 파고듬은 날카로운데, 눈이 아닌 비가 내린다. 땅은 자주 축축하고 창백하다. 2022년 새해가 되었으나 달라진 것들은 많지 않다. 어제와 오늘, 내일은 선선한 바람처럼 나를 통과한다. 그 선선함이 너무 싫어서 화가 날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질문 하나가 떠오르면 여러 갈래로 흩어지며 또 다른 질문들이 생겨난다. 그 질문들은 나를 붙잡고 바닥 ..
최근 어느 해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일들 중 몇몇은 생생하여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겨울바람이 거세어 그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쓴다. 난방기의 온기가 사람의 온기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낮은 덧없고 밤은 서럽다. 정 안수집사님으로부터 COVID-19 추가접종을 받았다.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김 집사님이 먼저 권유했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약도 먹지 않았다. "벌써 6개월이 지났구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늘 앞서간다. 거의 2년 만에 석 목사님을 만났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민망하여, 케이크 몇 조각들을 사서 중앙역으로 갔다. 이상하게 석 목사님 집으로 갈 때마다 자주 기차가 연착된다. 4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렸다. 사모님이 만드신 저녁 식사를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
Summertime은 끝났다. 매년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있을 때 빗소리를 듣는다. 2019년처럼 나태하고 무기력한 2021년 여름이었다. 그 기운이 가을까지 이어져서 저항하고 있다. 생각의 흐름은 끊이지 않았지만 글로 쉽게 표현되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고 어디서든 불편함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했다. 오랜만에 달리기를 하니 사그라진 생기가 다시 깨어난다. 생기가 도는 몸은 생각의 흐름 속에서 생산된 것들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시 내 방에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 체류 연장 심사를 받기 위해 외국인청을 방문했다. 아침 한기가 느껴지는 이른 오전에 시내 거리를 걸었다. 사전에 어느 정도 협의된 상태라서, 이전에 몇 번을 서성거렸던 출입구였지만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