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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꿈이 현실이 되고 그 현실이 다시 꿈이 되었다가 그 꿈이 현실이 되었다. 꿈과 현실이 지속적으로 교차됨으로써 인간의 삶이 구성된다. 꿈은 현실이 되어야 의미를 갖고, 현실은 다시 꿈을 꾸게 한다.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게 되니 몸이 제일 낯설었다. 늘 한 사람을 위해 움직였던 몸이었다. 두 사람을 위한 움직임은 생각한 대로가 아니었다. 자꾸 흘리고 한 번에 할 일을 두어 번 했다. 엉성하고 어색한 움직임들이 익숙함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한 공간에는 다시 한 사람만 있었다. 지난 2월 말에 일찍 봄 날씨가 찾아와서 반팔 티셔츠를 입고 달리기를 했는데, 지난 3월 말에 일찍 여름 날씨가 찾아와서 선글라스에 반바지를 입고 근처 공원을 찾았다. 예전에 Big Band 멤버였던 Rainer 집을 갈 때마다 지..
버리는 것들이 많은 날들이다. 오랫동안 썼던 침대와 매트리스를 버렸고, 몇 년 전 동생이 쓰고 버리라고 했던 여행가방도 이제야 버렸다. 유학 올 때 가져왔던 가죽 가방도 버렸고 신발 몇 켤레를 버렸다. 옷 몇 벌을 버렸고 침구류 중 불필요한 것들을 버렸다. 깊고 얕은 의미들을 가진 여러 종이들도 선별하여 버렸다. 쌓여있는 신문들을 이번 주에 버릴 것이다. 버려짐은 비워지는 것이고, 비워짐은 채워지기 위한 조건이다. 얼마큼 채워질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버려진 것들과 채워지는 것들은 등가 교환될 수 없다. 지금 버려진 것들은 지금 버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채워지는 것들은 한 번에 채워짐을 지향하지 않는다. 버려진 것들이 있었던 자리들이 깨끗해 보이는 이유다. 태풍이 지나간 이후 조금씩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7년 만에 새로운 안경과 선글라스.이번에는 안경테까지 새로 구입했다.장시간 노트북을 보기에 블루필터가 든 렌즈가 장착됐다. 650€가 넘는 금액.다음에는 이렇게까지 비싸지 않았으면 한다. 안경을 찾으러 갈 때 비가 왔었다. 요새 걷고 뛰는 것이 좋아서 중앙역까지 걷고 가볍게 뛰었다. 비가 와서 우산을 펼쳤다. 점점 빗방울 굵어지니 우산 없이 걷던 사람들도 비를 피한다.우산을 든 나의 걸음은 목적지까지 멈추지 않았다. 안경점 출입문에 서 있던 남점원에게 용무를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여점원으로부터 안경과 선글라스를 받았다.Münster 음악학원에서 만났던 여자와 어딘가 닮았다. 안경을 착용한 내 옆을 수시로 지나면서 편안한지 아닌지 묻는다. 그녀의 친절한 목소리는 대화를 정갈하게 만들었다. 안경점을 나오..
잠시 봄이었다가 다시 늦겨울이다. 밀려오는 바람에 저항하며 달리지만, 옷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들이 성가시다. 빨리 몸을 데워야 하기에 속도를 조금 더 올렸다. 해가 점점 길어졌기에 여유 있게 달릴 수 있다.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던 몇 주였지만, 최근 2주는 정상적인 속도로 지나간 듯하다. Duisburg에서 침대와 매트리스를 구입했다. 침대를 가지러 갈 때는 Christian과 함께였지만, 침대를 가지고 올 때는 서 장로님과 함께였다. Christian은 형제처럼 지내는 내 친구이지만, 가끔 그만의 현명함이 거슬린다. 그 거슬림이 서 장로님의 도움을 받게 했다. 매트리스를 구입할 때는 직접 배달업자를 골라 다녀왔다. 배달비를 포함해서 새것을 구입하는 것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고, 매트리스 역시 ..
제목: 에벤에셀 본문: 사무엘상 7장 3-15절 2021년 2월 28일 뒤셀도르프 순복음교회 중고등부 주일 예배 (Jugendgottesdienst in DFGC)
일주일 만에 날씨가 변했다. 지난주에는 점점 녹아가던 눈길을 두툼한 점퍼를 입고 걸었는데, 오늘은 긴 옷을 입고 따뜻한 햇살과 봄바람이 부는 거리를 걸었다. 바람을 좀 더 느끼고 싶다면 반팔을 입어도 괜찮을 것 같다. Lock-Down 때문에 마켓과 약국, 우체국, 생필품들을 파는 상점들을 제외하고 다른 상점들은 문을 닫았지만, 봄바람은 그 닫힌 문들에 반가운 손님이 노크를 하듯 살갑다. 아직 2월 말이고 독일의 4월은 기온과 날씨가 변덕스럽다. 어쨌든 지금은 봄이다. 논문은 매일 쓰고 있지만 몇 주는 쓰는 것보다 고민이 필요했다. 고민 없이 글을 쓸 정도로 개념들과 그 의미들에 익숙하지 않기에, 몇 번 같은 문단들들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문장들을 만들었다. 문장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이 글의 의도들을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