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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예전보다는 적겠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는 평생 비행기를 타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아마 한국에서도 드물지만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대중교통 갈아 타듯이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있지만, 비행기를 타는 것이 꿈인 사람들도 있다. 독일에서 한국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한 개의 "짐짝"이 되어 배에 실려 갈 수는 없으니 말이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동생과 Bali 여행을 했고 한국도 함께 들어왔다. 독일 Frankfurt am Main에서 카타르 Doha까지, Doha에서 인도네시아 Bali Denpasar까지, Denpasar에서 Hong Kong까지, Hong Kong에서 Incheon까지, 총 4대의 비행기를 타고 대략 25시간 정도 하늘을 날았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무력감을 ..
어제 오후에 나는 내게 "우울"을 불러 들였다.나는 우울해지고 싶었고 그 우울은 조용히 내 삶에 스며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차가운 공기가 느껴졌다. 옆으로 누워 천천히 눈을 깜박거리며 한동안 짙은 베이지색 풍경을 바라보았다. 오전 6시, 오전 9시 그리고 오전 10시까지 풍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빗소리가 들렸고 비는 창문들과 지붕을 또 어딘가를 두드렸다.바람소리가 더욱 분명해졌고 울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울고 있다.나는 천천히 눈을 깜박거리며 그 소리들을 들었다. 우연히 본 핸드폰 액정에는 시간만 정확히 새겨져 있다. 찾는 사람이 없으니 부르는 사람도 없다. 나의 존재는 누군가 기억할 때만 의미가 있다."너무 슬퍼하지 말아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가 내 ..
봄맞이 대청소를 하면서 한 생각들.. 내가 지냈던 장소들 중 가장 깨끗한 장소는 군대 생활관이었던 것 같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들과 함께 거의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청소를 했으니까. 나에게 "청소를 하는 것"은 "무엇을 하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한다. 내게 남은 기억들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남아 있다. 그리고 내 의식이 살아있는 한 새로운 기억들은 생기고 쌓일 것이다. "기억"들과 같은 먼지들을 진공 청소기와 손걸레로 제거한다. 나의 "공간"이 있는 한 계속될 일이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청소를 할 때마다 느낀다. "쉽게 떠날 수 없게 되었다" 버릴 것들과 정리할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나의 불필요한 "관용"이겠지. 가볍고 단출한 "주변"을..
1월 1일 저녁에 이 목사님과 전화로 대화를 했다. 5년 전 비슷한 저녁 시간 때 나는 처음 독일 땅을 밟았다. 그 때 나를 위해 서 있던 사람들 중 한 사람이 이 목사님이었다. 새해 인사와 유학 생활 5년이 된 감회를 나누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애매한 거리에 있어서 자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서로 그것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억지로 "일"을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일"이 생기면 나는 열심히 도울 것이다. 나는 늘 이 목사님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교회는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 되었다. 두 번 정도 일어섰다가 다시 자리에 앉고,가끔 별로 공감할 수 없는 설교를 질의응답없이 30분 넘게 듣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교인들 내에서 따뜻함을 찾기 힘들고 나 역시 그런 따뜻함을 잃어간다. 나는 교회에..
새로운 학과 건물인 Philosophikum의 내부는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교수들과 담당 직원들은 새로운 자신의 자리들로 이동했고, 새로운 강의실들과 학과 도서관들은 정숙하게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 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학기 중 일주일에 최소 한번 이상은 이 곳에서 올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지도 교수님은 건강해 보였다. 가져온 선물을 교수님께 드렸고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두 달 가까이 한국에 있으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가졌던 생각들을 교수님께 말했다. 듣고 나서 차분하게 반응하셨고 우리는 차근차근 대화 주제들을 바꿨다.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고 Kolloquium에서 다뤄질 Leibniz의 글들을 프린트 해주셨다. 자주 찾아오는 것보다 결과물을 들고 함께 대화하는 것이 더 좋을 ..
Gut angekommen. Die neue Saison hat begonnen. 처음 Düsseldorf 공항에 왔을 때는 동기 두 명과 목사님이 있었고 그들은 나의 짐을 들어주고 함께 동행했다.그들에게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아무도 공항에서 기다리지 않는다.혼자서 짐을 들고 집까지 가야 한다.그럴 힘과 능력이 생겼으니 그래야만 한다.손이 아프고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짐의 무게 그 이상의 "책임감"을 느낀다. Freude 부부는 Roxel 역에 도착해서 전화하면차로 집까지 짐을 들어준다고 말했지만, 나 스스로의 힘으로 짐을 집까지 가져가고 싶었다.거의 두 달 동안 보지 못한 동네 풍경은 가을이었다. 나는 천천히 걸으며 온 몸으로 우리 동네 가을을 느꼈다. 집에 도착해서 Freude 부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