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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데.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김동환 '산너머 남촌에는'
터널의 시작은 내가 들어간 곳이고 터널의 끝은 내가 나온 곳이다반대편 사람 역시 시작과 끝이 자기로부터 시작했다 생각하겠지터널을 뚫을 때양쪽에서 파 들어가한가운데서 만나지일꾼들 하는 말 끝났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도여기서는 석양이지만저편에서는 여명이겠지시작과 끝이 맞물려 돌고 도는 물레방아그것이 저녁과 새벽이라시작이 끝이고 끝이 시작인끝없는 윤회새벽은 부활이 아니라 저녁의 연장선 - 오영수 '물레방아'
당신은 모든 사랑의 질문이다 나는 입도 없이 고요하다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긴 머리카락 풀고 미끄러운 물의 경전을 읽는다 내가 늙어가는 소리 들린다 당신을 떠올리고 지우는 건 마음의 오래된 치유의 기술 침묵은 비천한 사랑에도 향기를 돌게 하여 정인(情人)의 눈빛은 흐릿하고 향기롭다 비서(秘書)를 펼쳐 낡은 주술을 외운다 어둠으로 어둠을 뚫을 것이다 당신은 나의 왼뺨에서 오른 뺨으로 건너간다 나는 썩을 대로 썩은 진흙 손가락으로 당신의 빛나는 등을 어루만진다 천 개의 발로도 떠날 수 없는 첫 마음은 뿌리에 깃들어 왜 웅크려 있는지 당신에 대해 질문하면 물결 속에서 아스피린 냄새가 난다 나는 긴 머리카락을 풀어 비탄의 곡조로 흔들리고 흔들릴 것이다 꽃잎을 여는 건 연꽃의 바깥을 캄캄하게 읽는 일 - 서안나 ..
짧은 여행..순수한 마음..자라나는 기쁨..기다림 속의 포도주..잃어버린 것들의 그리움..조용하게 다가오고 그 시간..잘 다녀왔습니다..
긴긴 이 겨울도 그저 잠시일 뿐이니봄이 돌아오겠지 매해 그랬던 것 처럼이제 다 알 수 있지만 너무 외로운 나이니욕심 부린것같아 감싸 안아줬으면 해너를 향한 내 마음도 계절을 따라봄비가 되어 내릴때면떠올리던 모습들도 사라지겠지잠시 스쳐갈 뿐인걸 - 재주소년 '잠시 스쳐갈 뿐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