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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원래는 한국 방문 중 볼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쳐서 혼자 보게 되었다. 김훈 작가의 소설 을 원작으로 만들어졌기에, 가끔 듣는 방송에서 김훈 작가의 해설과 평을 들을 수 있었다. 김훈 작가는 역사 소설을 쓰는 것에 탁월함을 가져서 묘사와 표현이 대단하다. 그러나 가끔은 전개가 지루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을 책으로 보지 않고 영화로 보고 싶었다. "어리석은 짓들을 하는구나." 의 황동혁 감독은 빠른 전개와 의미있는 각색으로 긴 런닝타임이지만 부담이 느껴지지 않게 영화를 만들었다. 원작이 있는 각본을 영상으로 잘 구현하는 것 같고 소품과 미술도 신경을 잘 쓰는 듯 하다. 음악감독으로 류이치 사카모토가 참여하여 선율이 깊은 음악들을 들을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모두 인상적이었다. 왕의 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되는 것을 보니 세상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이미 대통령 사후 그의 관련된 몇 권의 책들을 읽고 서평도 했지만 관련 영화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니 흔히 '친노'라고 할 수 있는 유명인들과 '노사모' 회원들의 인터뷰와 생전 영상을 편집하여 제작된 것 같았고, 영화를 보니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후보님은 저한테 없는 거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영화는 여러 선거에서 낙선한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로 시작해서, 2002년 새천년 민주장 대선 경선과 대선에서의 성공 그리고 그의 사후로 끝난다. 총 4부로 구성된 노무현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와 기억들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일반 시민들부터 연예인, 교수, 공무원, 언론인, 정치인 그리고 현직 대통령까지,..
봉준호 감독의 여섯번째 장편 영화.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회사인 NETFLIX에서 배급을 맡아 오프라인 영화관보다 미리 개봉을 했다. 통상적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오프라인 영화관 상영이 어느 정도 된 후에 시작되기에, 불법 복사 또는 유출도 그 시점부터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개봉 날부터 그 위험에 노출되어 흥행과 수입 면에서 매우 불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은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영화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원했다. Tilda Swinton은 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을 이 영화에서 보여주었다.오프닝 영상만으로도 그녀가 주는 유쾌함과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Jake Gyllenhaal의 훌륭한 연기와 배역에 비해 극중 비중이 크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P..
박찬욱 감독의 10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분 대상 수상작. 오랜만에 박찬욱 감독의 장편 영화가 개봉했고 "이슈 메이커"답게 개봉 이후 여러가지 의미에서 조명받고 있다. 근친상간, 동성애 등 수간(獸姦)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성관계를 자신의 영화들에서 보여준 박찬욱 감독이기에,이제는 그의 영화에서 성행위는 빠질 수 없는 장치이고 그 수위와 묘사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높고 짙다. 김민희의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국내 영화제들에서 여우주연상에 도전할 만하다. 조진웅의 배역은 박찬욱 감독 자신을 담아낸 '그릇'같다.김태리의 연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나 잠재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정우는 늘 평균 또는 그 이상의 연기를 해준다. 미적 감각들이 돋보이는 영화이고 순간의 색채들이 극중 분위..
김기덕 감독의 22번째 장편 영화. 개봉 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김기덕 감독과 배우 류승범의 만남이 흥미로웠다.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류승범의 연기는 평범했고, 이미 류승완 감독의 에서 했던 그의 북한 말씨를 알고 있었기에 낯설지 않았다. 그외에도 김영민, 최귀화, 손민석, 이은우 등 김기덕 감독의 이전 영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과, 사극에 주로 출연하는 배우 박지일, 출연 자체가 연기인 배우 김준배도 볼 수 있었다. 10일만에 촬영이 끝날정도로 '김기덕스러운' 일정이었고 개봉 여부도 불투명했던 영화였다고 한다. 각본을 맡았던 이후로 김기덕 감독은 남북 대치 상황을 소재만 달리할 뿐 거의 비슷한 내용로 해석한다.영화를 보는 동안 최인훈의 소설 이 생각났다. 그리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 영화 그리고 2017년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여자 연기자상) 수상작. 언제부턴가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예전보다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장면들이 줄었고, 인간 관계의 쓸쓸한 자리들을 찾아 조명하며, 감독 스스로 영화를 통해 자신의 상처들을 치유하려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패턴과 기법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김민희, 서영화, 문성근, 권해효, 정재영 등 두 편 이상 홍상수 감독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자, 최근 그의 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배우들이기에 배역과 극중 이름만 달라질 뿐 신선함은 없다.특이하게도 영화 1부는 독일 Hamburg에서 2부는 강릉에서 촬영되었는데,두 도시에서 보여지는 바다 풍경들과 주인공 영희가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