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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지난 토요일(25일) 오후 3시 25분에 상암 CGV 5관에서 보았다. 사실 보기 전에 무엇을 볼까 망설이다가 선택한 영화라서 별 기대하지 않고 보았다. 요즘 할리우드 멜로나 코미디 트렌드는 두 여자, 특히 자매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은데, 아무래도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은 공감이 잘돼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또한 스케일이 크거나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도 아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을 거라 느낀 것은 자동차 사고 장면이다.) 나는 이 영화의 분류를 독립영화로 분류하고 싶다. "너는 내가 그렇게 싫으니?" 같은 어머니를 두었지만 아버지가 다른 자매인 명주, 명은은 성장하면서 티격태격한다. 성인이 된 후에도 명주는 미혼모가 ..
예비군 훈련을 갔다 온 후에 놀다가 밤 10시 10분에 신도림 CGV 5관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를 보았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한국에서 개봉하기 이전에 칸에서 먼저 개봉했다. 현지반응도 좋았고 수상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박찬욱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의 특징을 여러 가지로 비교했지만 나는 짧게 말하고 싶다. 세계인들이 볼 때,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은 개념정리가 쉬운 영화이고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개념정리가 쉽지 않다. 특히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한국사람만이 이해되고, 느낄 수 있는 감성과 분위기가 있다. "아무도 믿지마. 나도 믿지 마. 엄마 스스로가 이 사건을 해결해." 약재상을 하는 엄마와 정신지체 장애자인 아들 도준. 우연히 동네에 살던 고등학생 여자아..
가족들이 집에 없는 사이, 나는 주저 없이 이 영화를 보았다. 프리랜서로 영상작업을 하고 밴드도 하는 덕에 음향 작업을 같이 하는 내 방은 나름 음향시설이 최고지만 방음은 최악이다. 만약 가족들이 있었다면, 난 이 영화를 결코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영화의 대사가 95% 이상이 욕설과 음담(淫談)이고 대부분의 장면이 구타와 비명소리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것들이 영화보기 민망하거나, 영화 자체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어색하거나 질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것들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말하고 있는 어떤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어떻게 살아야 되냐? 고등학교 다니는 네가 가르쳐 줘 봐라."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비 오는 날을 좋아하기에 장마가 시작된 오늘, 나는 무척이나 기뻤고, 더없이 즐거운 주말을 보내고 있다. 여름방학 첫 주말에 늦잠도 자고, 집에서 방황하다가 그동안 안 보고 쌓아두었던 영화들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아니면 내리는 빗소리에 이불을 덮고 잠을 자거나, 늘 비 오는 날 들었던 음악을 들었을 테지. 황정민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이라.. 왠지 기대가 되는 영화다. 예전에는 추리, 스릴러 장르가 한국 영화시장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는데, 그중 큰 원인이 부실한 스토리였다. 스토리가 조직적이지 않고, 들쑥날쑥한 긴장감과 속도감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질타에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것들은 해외라고 다를 바가 없지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추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는 ..
더운 목요일 오후, 대학원 1학기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친한 친구를 불러서 구로 CGV 10관에서 오후 5시 25분에 보았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전적인 동기는 최민식이라는 배우였다. 나는 전수일 감독이 그 전에 무슨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고, 이 영화 장르가 뭔지도 모르지만, 최민식이라는 이름 하나를 믿고 이 영화를 봤다. 나에게 있어서 배우 최민식은 출연 그 자체만으로도 주저 없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첫 크레딧이 보이는 순간, 난 이 영화 장르가 예술영화라는 것을 알았다. 아.. 그러고보니 이 영화는 하루 딱 2번, 그것도 저녁이 되기 전에 상영이 끝나고, 10관에는 나와 친구 그리고 4명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기 히말라야야. 네팔." 최는 기..
오랜만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 배우 김민희와의 불륜 이후부터 그와 그녀의 이름이 나온 연예기사들 밑에는 거의 비난 댓글들로 채워져 있고, 두 사람이 계속 함께 지내거나 결별을 하더라도 평생 대중의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감독으로서 홍상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거장"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좋은 필모그래피를 가졌고, 김민희 역시 "배우"라는 직업이 잘 어울린다. 둘이 함께 하는 영화 작업에서도 좋은 결과들이 있기에, 두 사람에게는 사랑과 일이 어디서나 자연스러울 것 같다. 나는 그들의 사생활보다 그들의 영화에 더 관심이 있다. 어쨌든 한국과 세계 영화계가 그 가치를 인정한 감독과 배우이다. "정말입니다,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두 분." , ,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