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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마음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몸은 제자리에서 마음을 기다렸다. 살짝 바람이 부니 비어있는 어딘가가 시리다. 이불을 몸 깊숙이 끌어안고, 저 하루의 끝에서 이 하루의 시작으로 이동한다. 밤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푸른 새벽빛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린다. 잠시 눈을 감아야 할 시간이다. 2월이다. 시차를 알 수 없는 세계에 있다. 깨어있는 시간부터 잠에 드는 시간까지가 나의 하루다. 식사는 귀찮지만 살아있고 살아야 하니 한다. "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듯, 새가 새 잡는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듯, 어서 벗어나서 너 자신을 구하여라." 나는 나를 구조하고 있다. 구조작업은 치열하다. 시차를 알 수 없는 세계에 있다. 현장 예배를 하지 않으니, 밖에 나갈 일이 많지 않..
일주일 정도 무기력했다. 녹슨 자전거의 페달을 밟는 것처럼 무엇을 하든지 평소보다 많은 힘과 의지가 필요했고, 하고 나면 쉽게 피곤해져서 자주 침대에 누웠다.사는 것이 귀찮아지면 가장 먼저 죽음에 대한 작은 예찬이 시작된다. 이미 그 예찬들을 많이 했기에 낯설지 않다. 아직 살아있으니 그 예찬들은 단편적인 것들이다. 충동이 실행으로 옮겨질 때는 그 실행에 따른 책임들도 항상 스스로 진다. 가끔 이렇게 찾아오는 무기력으로 나를 시험하고 점검한다. Schelling은 멋진 생각을 했다. "경험적 자아는 무한히 자신의 한계들을 극복해서 절대적 자아로 나아가야 한다." 모든 허무한 것들을 거부하는 이유다.삶은 용기와 의지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직한 절망들과 패배들에서 나의 한계들을 본다. 언제부터 영화를 ..
새해가 되었고 날씨는 춥다. 책상에 놓인 책들과 종이들에서 의지와 압박을 동시에 느낀다. 벽에서 느껴지는 겨울바람. 이불속은 늘 따뜻하다.한 공간에서 온기와 냉기를 동시에 느낀다. 하나가 가진 둘은 동시적이다. 새해부터 영화들을 봤다. 몇 편은 감상을 글로 남겼고 몇 편은 고민 중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서 시대와 그 시대 속의 삶을 본다. 시간과 공간은 주체와 객체 간에 관계 맺음에 있어서 원인과 결과의 형식이 된다. 판단 속에서 분리된 주체와 객체가 결국 하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여러 사람들이 한 사람이었고,여러 일들이 한 시대였다.벗어날 수 없지만 반복할수록 추해진다.어떤 "진리"처럼 느껴진다.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니,바닥 근처에 있었던 메신저 대화창들이 위로 올라온다. 올해는 처음..
성탄절은 짧고 따뜻하게 지나갔고, 이틀 뒤면 새해가 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속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한 해 한 해가 빠르게 저물었다는 느낌이 든다. 해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기억들이 또렷하다. 2021년도 빠르게 저물 것 같다. 나는 결단해야 한다. 중고등부 성탄절 감사 예배는 교회 식당에서 드렸다. 눈이 올 줄 알았는데 따뜻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서로에게 줄 선물들이 한 식탁에 놓였고, 평소보다 거리를 두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앉았다. 마이크 없이 말씀을 전했다. 넓은 빈 공간에 목소리가 자리를 찾듯이 뻗어 나간다. 예배 후 "사랑의 배달부"가 되어 선물들을 나눠줬다. 선물 받을 사람이 없는 경우 보내는 사람에게 반송. 작년과 달리 올해는 나도 선물들을 받았다. "..
하루 어딘가에 어리석은 생각들이 찾아오면, 그대로 하루가 끝나는 기분이 든다. 마법에 걸린 듯 질병에 걸린 듯 찾아든 생각들로 골골하고, 무엇을 한 것 같지도 안 한 것 같지도 않은데, 무기력한 기분으로 스스로 자책한다. 이불속에 있어도 이상하게 몸이 춥다. 대립은 새로운 합을 위한 과정이다. 매일 "나”와 “나”가 아닌 것들이 서로 대립한다. “나”가 아닌 것들은 늘 “나”를 제거하려 한다. 그 “나”는 단수라서 저 복수의 것들에 맞서야 한다. 맞섬에서 “나”는 스스로 객체가 된다. 객체가 된 “나”는 “나”가 아닌 것들을 규정한다. 규정된 것들은 “나”에게 귀속된다. 규정되지 않은 것들은 “나” 밖에서 계속 대립한다. 대립하는 것들이 많을수록, “나”는 규정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그 강박은 ..
쓸데없이 기억력이 좋아서, 남들이 기억 못 하는 것들을 혼자만 기억할 때가 있다. 마치 나에게만 소중하고 행복했던 기억들처럼, 마치 나에게만 괴롭고 불행했던 기억들처럼, 그 기억들 때문에 가끔 하루 또는 며칠을 "감기"를 앓는 듯 보냈었다. 누군가 "그랬었나요?", "기억이 안 나요."라고 내게 묻거나 말한다면, 더 이상 그 기억들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그에게는 "지나간 것들"이다. 방 온도가 영상 14도 이하로 내려가서 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영상 18도로 올라가면 상황을 봐서 보일러를 끈다. 온도가 높아질수록 정신과 몸이 게을러지고, 온도가 낮아질수록 정신과 몸이 분리된다. "적당하다"는 말이 아무 때나 남용되어서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방 온도는 적당해야 한다. 성병 환자들이 많아졌다.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