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Section 日記/Hello- Yesterday (439)
新世紀 Enlightener
절정인 듯 아닌 듯 겨울과 코로나 사태는 한 접점에서 만나려는 듯 그 강도가 심해진다.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코로나 확산 속도도 빠르다. 1월에 예배 후 다니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어갔는데, 백신 접종과 함께 이틀 내에 받았던 신속 코로나 테스트 결과를 요구했다. 어쩔 수 없이 음식들을 포장하여 교회에서 먹었다. 기온은 낮고 바람의 파고듬은 날카로운데, 눈이 아닌 비가 내린다. 땅은 자주 축축하고 창백하다. 2022년 새해가 되었으나 달라진 것들은 많지 않다. 어제와 오늘, 내일은 선선한 바람처럼 나를 통과한다. 그 선선함이 너무 싫어서 화가 날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질문 하나가 떠오르면 여러 갈래로 흩어지며 또 다른 질문들이 생겨난다. 그 질문들은 나를 붙잡고 바닥 ..
최근 어느 해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일들 중 몇몇은 생생하여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겨울바람이 거세어 그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쓴다. 난방기의 온기가 사람의 온기보다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낮은 덧없고 밤은 서럽다. 정 안수집사님으로부터 COVID-19 추가접종을 받았다.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김 집사님이 먼저 권유했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고 약도 먹지 않았다. "벌써 6개월이 지났구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늘 앞서간다. 거의 2년 만에 석 목사님을 만났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민망하여, 케이크 몇 조각들을 사서 중앙역으로 갔다. 이상하게 석 목사님 집으로 갈 때마다 자주 기차가 연착된다. 40분이면 갈 거리를 1시간 넘게 걸렸다. 사모님이 만드신 저녁 식사를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
Summertime은 끝났다. 매년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 있을 때 빗소리를 듣는다. 2019년처럼 나태하고 무기력한 2021년 여름이었다. 그 기운이 가을까지 이어져서 저항하고 있다. 생각의 흐름은 끊이지 않았지만 글로 쉽게 표현되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였고 어디서든 불편함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했다. 오랜만에 달리기를 하니 사그라진 생기가 다시 깨어난다. 생기가 도는 몸은 생각의 흐름 속에서 생산된 것들을 표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시 내 방에 키보드와 마우스 소리가 들린다.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 체류 연장 심사를 받기 위해 외국인청을 방문했다. 아침 한기가 느껴지는 이른 오전에 시내 거리를 걸었다. 사전에 어느 정도 협의된 상태라서, 이전에 몇 번을 서성거렸던 출입구였지만 불..
흐린 날들이 많았던 8월이었다. 올해 여름은 서늘하고 하늘에 구름이 많다. 여러 면에서 그동안 독일에서 보냈던 여름이 아니다. 처서가 지났으니 한국은 가을일 테지. 독일의 가을은 9월 말부터 시작이지만, 올해 가을은 내게 그 어느 해보다 더 일찍 다가왔다. 침묵하며 고민하기 좋은 시간이다. Köln 중앙역 앞에 있는 대성당 뒤쪽으로 가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가봤고, 평소 Haltern am See에 있는 호수를 보고 싶었는데 처음 보았다. Düsseldorf가 어떤 도시인지 조금 알게 되었다. 독일 유학 후 여름방학을 방학처럼 보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 여름 한 달은 방학 같았다. 그 방학은 완전히 끝났다. 이제 또 나를 방과 그 주변에 가둔다. 석사 논문 때보다 많은 글을 쓴 것은 확실하다. ..
8월이다. 6월 초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듯 며칠 동안 영상 30도가 넘었다. 긴 옷을 벗고 짧고 가벼운 옷을 입었다. 한낮의 뜨거움으로 하늘로 올라간 세상의 모든 물은, 가끔 열대야를 식히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로 돌아온다. 또 가끔 일주일 가까이 비가 와서 한낮 온도가 20도 전후로 떨어진다. 7월에 내가 사는 주 남서쪽 도시들이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 비가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파괴였다. 밤 빗소리를 들으며 글을 쓴다. 6월 중순에 효성이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예비군으로서 얀센 백신을 접종하고 집 근처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며, Blog에 글을 올라오지 않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했다. 그의 결혼 생활이 어떤지 궁금했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에 느긋해졌다. 2018년 가을..
봄기운이 한창일 5월이지만, 올해는 이상기후로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풀과 나무들에서 봄을 본다. 가끔 기온이 영상 15도 이상으로 오르면 평소보다 빠르게 달린다. 책상 앞에 오래 있다 보면 아무리 푹신한 의자라도 엉덩이가 딱딱해진다. 동기부여는 위기가 느껴질 때 극대화된다. 배우 윤여정이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와 함께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들을 인상 깊게 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국내외 어떤 시상식들에서 어떤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영화제 시상식에서 2년 연속 한국인이 주요 상을 받았다. 앞으로 다시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Chloé Zhao 감독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것이다. 역시 2년 연속 작품상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