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內 世 上 /時代有感 (73)
新世紀 Enlightener
오늘은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이 있는 날이다. 중동팀 중 가장 재미있는 매치는 사우디와 이란이라고 생각한다. 그 두 팀만큼 한국을 곤란하게 했던 팀은 없던 것처럼 이번 경기는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근래에 중계된 한국 국대의 플레이는 의아스럽다. 허정무 감독의 사우디전은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시리아와 바레인전에서의 모습은 2군 리그 수준이었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희한하게 비겼다. 중동팀들의 실력이 아무리 올랐다고 해도 시리와 바레인에게 비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심하다. (물론 경기 내용도 안 좋았다.) 언론이나 허정무는 해외파 선수의 부재를 이유를 들었지만 그게 이유라면 더더욱 걱정된다. 한마디로 해외파가 없다면 한국 축구는 어떤 팀을 만나도 불안한 경기 운영을 보일 수밖에..
TV를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終)과 장례를 지켜보면서, 한 나라의 추기경이자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평생을 선한 일에 힘썼던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자니 애도감은 더욱 컸다. 나야 편한 세상에 태어나 이전 세대가 겪은 암울했던 시대는 잘 모르지만 신부로서 종교의 신념을 가지고 그 암울하고 험한 시대에 약자를 대변하고 불의에 투쟁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지금같이 어지러운 세상에 종교계의 외침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비호감이 되었다. 예로부터 성인들의 삶에는 그 시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한 선견(先見)과 선판(先判), 선행(先行)이 있었다. 성인들은 묵묵히 자신의 깨달은 것을 삶 속에서 나타냈고, 성인들의 가르침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얼핏 ..
남녀가 사랑하다가 결별하는 것은 대부분 성격차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성격차이가 생긴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어차피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양보와 희생이 필요하다. 그것은 누군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 될 수 있고, 마음의 상처를 동반할 수도 있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마저도 사랑라는 단어에 품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진실로 사랑한다면 그것마저도 아름다움이니까. 나는 요새 남북한의 관계를 남녀 간의 관계로 비유하고 싶다. 그러나 처음부터 좋은 만남은 아니었다. 나도 그렇지만 지금 세대들이 전혀 모르는 6.25 전쟁은 분명 있었던 비극의 사건이었고, 그 후로도 북한의 대남도발은 지금까지 심심치 않게 시도 되고 있다. 그래도 지리상..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전.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온에 접속한 나는 놀라운 기사를 보았다. '경찰 노무현 대통령 사망 확인' 잠에서 막 깬 나는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비볐지만 사실이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오전 9시 30분에 사망하였다고 발표했고, 내용으로 오전 6시 40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 노무현)이 봉화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여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 기사를 본 시간이 오전 10시쯤이었으니까. 약 3시간 전의 일이었다. 순간 나는 정신이 멍해졌고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들이 내 안에서 피어났다. 내가 노무현을 처음 본 것은 2002년 민주당 경선이었다. 당시 경선제도는 내게 있어서 큰 낯설음이었다. 내 기억에 지난 대선 때는, 선거가 있기 전부터 삼당(민주당, 한나라당..
대통령이 바뀌어서 달라진 것들은 많다. 무엇보다 이전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정부 기관들의 정책들과 언론, 시민의 의사표현 방식들도 그 정도가 더 다양하고 공개적이다. 그래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그 일가의 의혹에 대해 국민들 간의 의견 대립은 어떤 분열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지금은 사회 여러 분야의 "민낯"들을 뚜렷하게 보고, 그것들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기이다. 만약 지난 대선 후보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 자유 한국당이 여당이었다면, 대선 때 말한 "참여"와 "개혁"이라는 단어들이 참 무색했을 것이다. 아마 청와대나 광화문 근처에 차벽이 세워지는 광경을 또 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한국의 보수들은 무엇을 바꾸고 드러내는 것보다 지키고 막는 것에 ..
국가 전체를 들썩이는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에 대한 정부와 정치, 언론계의 대응들을 보면 그 국가의 역량과 상태를 알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일이고 오히려 없는 것이 이상하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 안에서는 매일 서로 대립하는 것들이 발생하여 극복과 발전 또는 굴복과 쇠퇴를 반복하게 된다. 여기서 자기 성찰은 필수적이다. 마주한 경험에서 살아남아야 지식이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매일 어디서든 국가 내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거나 듣고 체험한다.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들의 대부분을 단지 감각적인 수용만으로 이해한다면, 그것들은 타인의 삶 또는 별 의미 없는 대상들일뿐이다. 그러나 거기에 나의 성찰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