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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인간이 세상에 나온 모든 책들을 평생 다 볼 수 없듯이 100년이 조금 넘는 역사를 가진 영화도 그렇다.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처럼 꼭 봐야 할 영화들이 있고, 한 편의 영화가 다른 여러 편의 영화들의 내용적, 표현적 근거가 되는 경우들도 많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들을 제외하면 나는 주로 꼭 봐야 할 책과 영화들을 선정하여 보는 편이다. 책과 영화는 "보기 전의 나"와 "보고 난 후의 나"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누군가와 대화하다가 "혹시 그 영화 보셨어요? 거기서 본 장면들이 생각났어요."라고 말하면 내가 본 영화들과 아직 보지 않은 영화들이 확실히 구분된다. 내 주변 사람들은 다 본 것 같은데 나는 아직 안 본 것 같은 책과 영화들은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다. 이 영화도 그렇게 기억 속에 ..
오랜만에 신작 영화를 보고 글을 남긴다. 원래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을 보고 난 후 긴 글을 써 놓았지만, 다듬지 못하고 몇 달을 보내다 보니 어디다 두었는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는 영화를 보고 난 후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쓸 것이다. 셀 수 없는 YouTuber들이 Todd Phillips 감독의 영화 를 리뷰헀고 그중 한 편의 리뷰만 보더라도 영화를 다 본 것과 같다. 이 영화는 내용이 특별할 수 없는 전형적인 안티 히어로물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에서는 한 남자가 왜 "Joker"가 되었는지보다, "Joker"가 가진 이미지들과 그 의미들을 이해하면서 영화를 본다. 몇 번씩 끊어서 2-3일 동안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한 번에 다 보았다. 몰입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Jo..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실사 영화로 개봉하고 있다. 어릴 때 거의 다 봐서 줄거리와 캐릭터들의 신선함은 없지만, 각 영화들마다 어떤 메시지들을 담고 싶었는지가 이전보다 좀 더 뚜렷해진다. 이미 종결된 내용을 1-2시간 영화로 짧게 보면 유치하거나 싱겁게 느끼고, 20부작 정도의 드라마로 늘여보면 재미와 감동을 받는 관객들의 모순된 반응에 맞서, Guy Ritchie 감독만의 연출과 편집이 조금 기대되었다. 그는 예전만큼 특별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장면들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소원이라는 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 원하게 돼." "난 아냐." 특별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소소하게 달라진 점이 있지만 스토리나 캐릭터들은 큰 변화가 없었기에 당연했다. 자파 역을 맡은 Marwan Kenzar..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은 읽지 않았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읽었고 그 내용을 대화나 글에서 자주 언급하거나, 그 작품을 읽은 사람이 내게 그 내용을 설명해 주면 알게 되는 경우이다. 위대한 작가 Ernest Hemingway의 작품 는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 작품을 오래 전에 읽었지만, 누군가로부터 듣게 되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언급되는 것으로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침 집에 책이 있어서 다시 읽게 되었다. 1년 전 한국에 있을 때 이 책을 읽고 있었지만 다 읽지 못하고 독일로 돌아갔었다. 그리고 다시 한국을 방문한 지금, 작년에 읽었던 부분부터 읽었고 빠르게 다 읽었다. 흥미로운 책 읽기였다. 그러나 그것만은 자신이 정확히 하거든, 하고 노인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은 영화들을 보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천만 관객이 본 영화들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영화가 그 해를 대표하는 영화이자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생각을 시켰다는 것은, 영화와 사람에 대해 관심이 있고 공부하는 나에게 그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동기가 된다. "난 저주 받았나 봐요." Anthony Minghella 감독의 는 6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 편집상, 미술상, 의상상, 음향상을 받았다. 영화를 보면 왜 그렇게 많은 상들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남녀주연 배우들인 Ralph Fiennes와 Kristin Scott Thomas은 열연을 했고, 주연과 조연 사이의 분량에서 귀엽고 명량한 연기를 한 Juliette B..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이 영화는 읽어던 문학 책들에서 자주 언급되었고,그것만으로 어느 순간에는 영화를 보지 않았으나 본 것처럼 되어버렸다. 직접 보고 싶어서 외장 하드에 저장해 놓은 것이 여러 해가 지났다. 그래서 올해를 넘기기 전에 보려고 계획했다. "어딜 가든 외로움이 따라온다. 술집, 택시 안, 거리, 가게에서도. 외로움에서 탈출할 수는 없다." Martin Scorsese 감독은 미국의 정치와 사회를 영화로 잘 표현한다. 영화 감독들 중 그 만큼 미국을 잘 아는 감독도 없을 것이다. 재즈와 포르노, 마약, 매춘, 총기, 인종 차별은 1970년대 미국 뉴욕의 한 단면이었고,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들의 대화와 주인공 트래비스를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비록 몇몇 장면들은 지금 보면 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