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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더운 목요일 오후, 대학원 1학기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친한 친구를 불러서 구로 CGV 10관에서 오후 5시 25분에 보았다. 이 영화를 보게 된 전적인 동기는 최민식이라는 배우였다. 나는 전수일 감독이 그 전에 무슨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고, 이 영화 장르가 뭔지도 모르지만, 최민식이라는 이름 하나를 믿고 이 영화를 봤다. 나에게 있어서 배우 최민식은 출연 그 자체만으로도 주저 없이 영화를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영화가 시작되고 첫 크레딧이 보이는 순간, 난 이 영화 장르가 예술영화라는 것을 알았다. 아.. 그러고보니 이 영화는 하루 딱 2번, 그것도 저녁이 되기 전에 상영이 끝나고, 10관에는 나와 친구 그리고 4명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기 히말라야야. 네팔." 최는 기..
떨리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리뷰한다. 일단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나는 한 주동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답 없는 물음을 계속했고, 토요일 절정에 이르렀다. 내 머리를 지끈거릴 정도로 쏟아낸, 답 없는 물음들은 나를 괴롭게 했고 슬프게 했을 때 나는 이 영화를 보았다.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지만 역시 나의 게으름으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더 부끄러운 것은 이 영화의 내용을 대충 알고 있어서 보지도 않는 내가,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했다. 나는 참 형편없다. "절대 날 미워하지 마라. 인생은 고난이고 넌 반드시 살아남아야 돼." 태어날 때부터 피아니스트로 키우려는 아버지의 극성에, 데이비드는 좋은 싫든 하루 종일 피아노를 연습..
인간은 완전하지 않다. 그러한 인간이 '완전한' 척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은 '정의가 실현된다.'는 법원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자. 인간 스스로가 만든 법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을까? 또한 인간은 그 법을 토대로 한 재판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고 사회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죄인과 의인은 어떤 기준에 근거하여 결정되는 것일까? 이 영화는 143분 동안 민주사회의 최고의 자랑인 재판에 대해서 비교적 객관적인 상황 설정을 들어, 보는 이들에게 위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하지도 않은 일을 인정해야 하는 거죠?" "정말 안 했어요?" "당신도 마찬가지군." 아침에 회사 면접을 보기 위해 만원 전철을 탄 가네코 텟페이는 옷이 전철문에 끼어서 빼내려고 하다가, 여중생 ..
봉준호 감독의 영화 이후 두 번째 NETFLIX 영화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극장에서 개봉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 시간에 특별한 연출 없이 역사적 사건들과 대화 중심으로 구성된 영화지만, 기독교인들과 평소 종교에 관심이 있던 관객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영화 시리즈에서 엘리자베스의 아버지 역으로 나왔던 Jonathan Pryce가 프란치스코 교황 역으로 열연했다. 이 영화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는데, 그 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연기였다. 이미 영화 으로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Anthony Hopkins 역시 베네딕토 16세 교황 역으로 관록 있는 연기를 보였다. 영화 의 Fernando Meire..
오랜만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았다. 배우 김민희와의 불륜 이후부터 그와 그녀의 이름이 나온 연예기사들 밑에는 거의 비난 댓글들로 채워져 있고, 두 사람이 계속 함께 지내거나 결별을 하더라도 평생 대중의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감독으로서 홍상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거장"이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좋은 필모그래피를 가졌고, 김민희 역시 "배우"라는 직업이 잘 어울린다. 둘이 함께 하는 영화 작업에서도 좋은 결과들이 있기에, 두 사람에게는 사랑과 일이 어디서나 자연스러울 것 같다. 나는 그들의 사생활보다 그들의 영화에 더 관심이 있다. 어쨌든 한국과 세계 영화계가 그 가치를 인정한 감독과 배우이다. "정말입니다, 너무 아름다우십니다. 두 분." , , 등..
반가운 이름이 있어서 보게 된 영화이다. 매년 신인 감독들과 흥행이 검증된 감독들의 영화들이 개봉하지만, 근황이 궁금한 중견 감독들은 수십 년째 영화를 만들지 않고 있거나, 최근에 영화 몇 편이 개봉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독 여균동"이라는 글자들을 영화 포스터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1995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은 영화 가 여전히 그의 대표작인가 보다. 감독이자 배우로서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써 내려갔던 그의 근황을 이 영화가 알려줄 것 같았다. "야, 너 진짜처럼 말한다?" 영화지만 영화로서 인상적인 것은 별로 없다. 주제와 등장인물, 스토리 전개에 따른 연출들을 보면, 영화가 아니라 연극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연극에서 볼 만한 설정들이 영화로 표현되니 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