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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동생이 보던 책이 내 책장에 꽂혀 있었다. 이름은 들어 봤지만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일본 작가는 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작들만 보기 때문에 다른 작가들의 책들은 집중있게 본 적이 없다. 단순히 오고 가는 대중교통 안에서 읽을 생각과 얇은 분량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다. 한편으로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학세계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한 권의 책에 세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었다. 나는 지금, 그를 알게 되었다. 한 달 가까이나 같은 곳에 살았는데, 지금 처음으로 그를 알았다. 혹 언젠가 그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
책을 집에다 두고 시간을 내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읽지 못했는데, 이제야 다 읽었다. 읽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단지 책이 내 방 책장에 꽂혀있기에 “언젠가는 읽겠지”라고 생각하며 안심이 되어 읽지 못했다. 책은 읽으라고 만들어졌지만 가끔 나는 책장에 꽂혀져있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보며 장식품처럼 바라본다. 순전히 내 게으름 때문이다. 소설가 신경숙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가들의 작품들만 읽었고, 국내보다는 해외 작품들을 더 읽었다. 하지만 출간된 작년부터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언론보도에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거의 순식간에 읽었다. 내용은 어렵지 않았고 읽고 난 후에 잠시 동안 기분이 먹먹해졌..
최근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이 책이 꾸준히 올라와 있었고, 내가 자주 타는 시내버스에서도 "한국인이라면 이 여자를 기억하라!" 는 문구와 함께 책 홍보포스터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책의 내용이 짐작이 가서 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여름방학 말미에 문득 읽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단숨에 읽었다. 책의 내용이 눈에 잘 들어왔고, 예상했던 전개와 결말이라서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사실상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이라 할 수 있는 고종과 그의 자녀들인 영친왕, 의친왕, 덕혜옹주 등은 일제식민지 초기에 무너져 가는 왕조와 나라를 지켜보며, 어떤 굴욕적인 상황에서도 권위와 체통을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용(蠻勇)이라 여길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그들이 할 ..
황석영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단편을 읽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학교 때 잠시을 읽었고,은 내가 처음으로 읽은 그의 장편소설이자 그의 문학세계를 접하게 된 첫 계단과 같다. 만주에서 태어나 젊었을 때부터 고된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살면서 해병대에 입대해 월남에 참전했고, 장년기에는 북한을 방문해 1998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5년간의 옥고를 치루고 지금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황석영. 왠지 그의 작품들은 그의 삶에서 비롯된 회고이자 성찰이 아닐까싶다. 아마도 내가 그의 신작을 읽게 된 계기도 그의 삶이 내뿜는 묘한 끌림이 나에게 전달되었기에 본능적으로 읽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뭐요 형님 벌써 취했수?—한잔 쭉욱 마시라우!—회사 일이 잘 마무리되었다니 시원..
대학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대학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조금 놀랐다. 평소에는 대여기간이 2주였는데, 방학이 되자 무려 한 달 가까이로 대여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고 싶었던 책들을 최대한도까지 빌렸고, 집으로 가는 동안 무거운 가방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마음은 기뻤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마이클 샌델의를 읽으면서 문득 오래 전에 보았던 이문열의 소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홍경인, 최민식, 신구, 태민영, 고정일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였고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몇 번 본적이 있다. 빛바랜 겉표지와 황색 빛이 감도는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이 1987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읽었을 때는 잘 몰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