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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世紀 Enlightener
지난 16일에 발생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침몰 사건을 독일에서 지켜보면서 조국의 현실을 밑바닥부터 천천히 본 기분입니다. 점점 사망자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하게 눈물을 흘렸고, 잠을 이룰 수 없었으며, 사진과 영상으로 본 희생자 가족들의 눈물과 분노를 진심으로 동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책임과 양심을 저버린 선장 및 선원들에 대한 비난과 무능력한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사건이든 해당 책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는 우선 대상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은 강제적으로 또는 스스로 해임, 사퇴하거나 처벌을 받습니다. 이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들과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예감할 수 있는 분위기들. 그리고 쉽게 연상되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
새해부터 구제역과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동시에 발생하여 가축과 조류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 특히 구제역은 지속적인 방역작업과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140만 마리의 가축들이 살처분 되었다. 그런데도 구제역의 기세를 붙잡지 못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 될 가능성은 높다. 게다가 살처분에 필요한 의약품마저 떨어졌고, 부족한 인력으로 인하여 방역작업에 나선 공무원 30여 명이 과로로 쓰러져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후속조치로 피해 축산농가들의 시가 보상액만 현재 1조원에 가깝고, 백신 접종 비용만 수십억원, 방역 장비와 인력 동원에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감으로써 새해부터 정부는 의외의 비용출혈을 겪고 있다. 현재 전국의 축산농가들과 조류농가들은 슬프고 불안하겠지만, 구..
지난 20일 저녁 7시에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방한 강연회가 있었다. 약 4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였고, 대학생(원)들을 중심으로 젊은 층이 많이 참석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늦게 저녁 7시 15분부터 밤 9시까지 강연회가 진행되었고, 샌델 교수는 하버드에서 수업하는 방식으로 사례를 제시하고 학생들의 대답을 유도하면서 정의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확인했다. 조금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유창한 영어로 발언하여 몇몇 한국어를 말했던 사람들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진짜 하버드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샌델 교수는 자신의 책에 있는 세 가지 사례들을 들어 강의를 진행했다. 첫째는 “17세기 영국의 선원들이 살기 위해 식인행위를 했던 것은..
광복 6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0일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이하여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총리가 ‘한국의 식민지 지배는 한국인들의 의지에 반(反)한 것으로 마음으로 사죄’ 한다고 사과 담화문을 발표해 이전과는 다른 진일보된 반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극우파들은 이 담화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고, 우리나라에서도 미흡하다는 여론이 정치·사회계에 조성되었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은 것과 문화재 반환 추진 등은 앞으로 한일양국이 상호 호혜적 경제협력관계가 아닌, 동북아시아의 동반자관계를 형성할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적했듯이 실제적인 후속조치들이 이뤄져야한다. 말로만 사죄한다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나, 말이 진심이 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행동..
지난 7일 프로라이프의사회는 대법원에 “낙태죄의 양형 기준을 마련해달라” 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현행법상 불법 낙태를 한 여성에게는 1년 이하의 징역, 낙태수술을 한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되어있지만, 실제로 법이 집행된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비슷하게 의료계도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 모자보건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낙태가 논란이 된 것은 최근 일이다. 현재 낙태는 모자보건법 14조에 명시된 본인 또는 배우자가 유전학적 정신 상태에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에 의한 임신, 친인척간의 임신, 임신이 임산부의 건강을 해칠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하루에 약 1000건, 연간 약 34만 건의 낙태시술이 행해지고 있..
한국 기독교계는 사회와 소통하고 있는가? 이 물음에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대답할 목회자는 별로 없다. 신과 인간의 소통이 어렵고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이 어렵듯이, 기독교와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소통하기 힘든 상황이다. 내가 보기에 기독교의 언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삼위일체, 성령, 구원, 복음 등등.. 대부분이 기성세대라면 이해할 수 있는 한자어다. 그런데 왜 어려운 것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재미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듣는 이들의 삶과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간단한 예로 복음전도를 살펴보자. 나는 현재 기독교의 복음전도는 방법적으로 적극적이고 지나치게 감성적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목회자들은 아직도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과 60-80년대의 한국교회 부흥을 추억하며, 목회 특히 복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