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內 世 上 /圖書館 (67)
新世紀 Enlightener
작년 11월 초부터 뮌스터 대학 국제관 "Die Brücke" 내에 있는 한국 도서관에서 조정래 작가의 을 읽기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 권씩 읽었다. 중간에 도서관의 내부 사정으로 2주 정도 읽기를 멈춰서 12권을 네달 만에 다 읽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을 보면서 조정래 작가의 책들을 직접 읽어보고 싶었고, 그의 세 편의 대하소설들 중 의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다.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일본, 중국 만주 일대, 러시아의 연해주와 미국 하와이 등 국내외에서 겪었던 조선인들의 삶들이 이 소설의 주 내용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마다 성격이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 인물들이 겪는 상황들도 다르다. 물론 인물들 간의 관계도가 설정될 수 있을정도로 내용 전개에 큰 문제가 없지만, 등장하는 인물..
비록 번역된 글이지만 다자이 오사무(太宰 治)의 글에는 생동감이 있다. 마치 읽는 내가 그가 묘사하는 상황과 느끼는 감정들을 체험하는 것처럼 간단한 문장들로 막힘없이 나를 빠르게 이해시킨다. 오래 전 그의 유작 단편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가벼운 문체와 재미있는 시선들이 기억이 난다. 그의 다른 작품들보다 유독 이 여러 추천도서 리스트에 있고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은 이 작품이 그의 문학에 있어 정점이라고 다수의 평론가들과 독자들이 보는 것일 수 있으나, 다자이 오사무가 죽기 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간결한 문장들로 절과 장을 채운 것이 읽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도대체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저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밥상 위의 접시에서 정어리 새끼 포를 집어 ..
오랜만에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단편 소설들을 읽었다. 나는 그의 문체가 좋고 여전히 그가 본 세상과 묘사되는 상황들이 좋다. 예전만큼 소설의 내용에 열광할 수 없지만 부분적으로 의미있는 단락들이 나를 잠시 생각하게 한다. 단편 소설집 은 총 7편의 소설들로 구성되었고 내용들은 남녀 관계에서 문제를 겪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이혼 또는 사별을 하거나 이별을 앞둔 남자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느끼는 "여자 없는 삶"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냈다. 결말이 행복하지 않지만 그것이 어떻게 보면 여자 없는 남자들의 삶이 아닐까 싶다. 여자 없는 남자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 "내가 아닌 것이 되는 게 좋아요?" "다시 원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원래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적은 없어요?" 가후쿠는..
오래 전에 이 책을 받아 보았을 때 잠깐 읽다가 재미가 없어서 읽기를 그만두었고, 다시 읽기까지는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다시 이 책을 보았을 때는 단숨에 읽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2년 동안 나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저자의 문체와 의도를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잘 이해한 것 같다. 그리고 알게 된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의 일대기. 그는 정말 비범하고도 순결한 문학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는 다자이 오사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나는 그의 대표작인 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고,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통해서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의 단편들과 함께 미완의 유작인를 중심으로 엮어진 책이라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낯설은 면이 있다...
가을은 가고 겨울이 왔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나는 지난 가을 불안과 안일함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때만큼은 책을 읽는 것이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다시 책을 읽기로 했고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그동안 너무 법칙과 가설에 시달리고 필요 이상으로 민감했다. 지금도 역시 그러고 있지만, 이전보다 덜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우선 저자 박경철에 대해 좋지 않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의사이지만 주식 투자와 재테크에 관련된 서적을 다수 썼고 그 책은 여전히 주식 투자자들과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있다. 물론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별 다른 불만이 없지만, 그러한 테마는 근 몇 년 동..
오랜만에 단행본 치고는 꽤 페이지 수가 많은 장편 소설을 읽었다. 또한 오랜만에 읽는 독일 문학이라 내심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uskind) 같은 내용과 창의성을 기대했는데,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이 가진 매력인데,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긴장감 있게 전개되다 보니 몰입도는 높았다. "뿌린 대로 거둔 거예요. 내 차지가 될 수 없다면 다른 사람 차지도 될 수 없어요." 서스펜스 소설 형식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된다. 살인죄로 11년 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토비아스는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이웃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미 가업은 기울었고, 일상 생활 역시 이웃들의 눈을 의식하며 해야 하는 그에게, 괴한에 의하여 어머니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